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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봇

@the_good_son__

정유정 작가님의 '종의 기원' 문장과 대사들을 트윗하는 비공식 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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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endar_today12-05-2021 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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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오라고 숨넘어갈 땐 언제고 밖에서 대기하래." "샤워하려고 막 옷 벗었어." "그게 뭔 상관인데?" 상관이야 없었다. 우리가 상대의 알몸을 본 건 백 번도 넘을 테니까. -1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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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싫은 일, 내게 실망한 혹은 나를 두려워하는 해진과 맞닥뜨리지 않아도 될 터였다. -3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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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시야에선 '그 순간'이 스쳐갔다. 유진이 제 형을 향해 주먹을 뻗던 순간, 발로 걷어차서 바다로 떨어뜨려버리던 바로 그 순간이. -3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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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역줄기 하나를 더 입속에 몰아넣고 우걱우걱 씹었다. "밥은 안 먹고 뭔 미역만 꾸역꾸역 먹어. 산모도 아니고." -1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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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차지한 형의 짝꿍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내주어야 했다. 고지가 코앞인데, 까다로운 관문들을 형과 동급으로 통과한 마당에, 고작 편도염 따위로. -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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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이 주장을 믿어줄 사람이었다. 누가 뭐라 하든, 어떤 증거가 나오든 오로지 내 말만 믿어줄 사람. 얼굴 하나가 시야를 스쳐갔다. -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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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아니라 굳어가는 찰흙덩이를 만지는 기분이었다. 손을 내려 가슴팍 한중간, 왼쪽 오른쪽을 차례차례 만져봤다. 12쌍의 갈비뼈 사이 어디에서도 심장박동은 감지되지 않았다. 체온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정말로 죽은 모양이었다. -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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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해진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기도 하고 바보 천지가 된 느낌이기도 했다. -3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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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차분한 자세로 서는 걸로 봐선, 두 모자가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자신도 함께 있고 싶은 모양이었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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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를 감싸 쥔 채 머리 뒤편에서 울리는 형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너 아직도 안 죽은 거야? 내 안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기다려, 곧 죽을 것 같으니까. -3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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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녀석이 내게 생일날 뭘 하고 싶으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내게 뭔가를 해주기 위해 꽤 오래 용돈을 모은 눈치였다. 뭐든 다 해주마, 큰소리 친걸로 봐서. -3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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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묻든, 녀석에게 내놓을 수 있는 내 답변은 딱 하나뿐인데. 수천 년 동안 수천 명의 범법자들이 애용해온 유서 깊은 변명,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 말을 믿어줄까, 아니면 신고를 할까, 어쩌면 자수를 권할지도 몰랐다. -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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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요." 작고 나직한 소리였다. 둥지에 홀로 남은 새끼 새의 울음처럼 분명한 의도가 읽혔다. '엄마, 사랑해요'가 아니라 '엄마, 나를 버리지 마세요'로 들렸다. -3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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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끝냈어야 했어." 어머니는 어느새 내 가슴 밑에 와 서 있었다. 날 선 도끼같은 눈으로 나를 쪼갤 듯이 노려봤다. 나는 뒷발질로 더듬어서 계단 한 칸을 올라갔다. "그때, 죽었어야 했어. 너도 죽고, 나도 죽고." -7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