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프리미어 상영을 보고... 새삼 가부키나 노가쿠는 원래 신불에게 공양하는 춤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 전통적인 일본의 세계관에서 예인이나 장인의 재능에는 신불의 힘이 깃들어 있고 예술의 세계는 우리가 사는 中今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것이라 여겨져 왔다는 것을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도 어찌보면 이런 숙명론적 관점에서 유래한 것이고 영화에서 키쿠오가 하는 말인 나를 지켜줄 피가 없다는 것도 단순히 날 뒷받힘 해 줄 가문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예술의 마력, 穢れ로부터 날 지켜줄 타고난 힘 피를 타고 흐르는 영적인 힘이 없다는 뜻이지

왜 가부키 세계는 혈연으로 똑같은 이름을 이어나가는가 현대인의 능력주의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해 안 됨 중세적인 사고방식으로 봐야 이해가 되지 현대적인 의미의 직업적인 성공이 아니라 종교적인 열망에 오히려 더 가까운 것임

패왕별희하고도 비교하게 되는데 패왕별희 속 경극은 시대의 격량 앞에 졸라리 무력함 국보 속 가부키는 시대의 변화? 인생? 그런 것 따위는 다 씹어 먹을 정도로 졸라리 큼 예술은 인생보다 크고 오히려 수많은 인생들은 끝없이 잡아 먹으면서 점점 더 커짐

국보 한국 후기마다 왜 자꾸 개연성을 찾는거냐 원래 가부키는 개연성이 없어 애초에 이 영화 나오는 무스메 도조지도 등나무 아가씨도 백로어가씨도 다 개연성은 없어 추신구라도 헤이케모노가타리도 인생의 무상한 아름다움만 보여줄 뿐 개연성이나 교훈 같은 건 원래 없다니께

선대 인간 국보aka 아름다운 괴물 만기쿠는 할배인지 할매인지 헷갈릴 정도의 인간이 되어버렸잖음 그런 만기쿠가 키쿠오에게 ’얼굴에 잡아먹히지 않게 조심하라‘고 경고한 것도 노골적이고… 결국 키쿠오도 가부키에 온 인생을 잡아먹혔으니

마지막 장면 너무슬퍼서 울었는데 한편으로는 마지막직전장면까지 열등유전자도 노오력하면 타이탄갈수있어 이거 희망차긴한데 너무미국같았단말임; 근데 상등유전자도 노오력하면 자살할수있어 라고해버려서 얹힌게싸악내려간듯도

그리고 이것은 아이보충후죠시의 후죠해석: 그는 그와 함께 떠날 수 없는 몸 대신 영혼을 함께 실어보내기로 한 것임 ‘돌아감’으로서 그와 헤어지지 않고 계속 있으려고

주드로 진짜 폭룡적으로 꼴려서 힘들 정도

그니까 가타카는 곧 인셍뭔일날지모르니까포기하지망고 우울증은의지로안되니까병원가란영화 인거지 근데이제 아이보가나오는

솔직히 난 이거 맞다고 봄 왜냐하면 그 전 시퀀스가… “제롬이 네가 필요할 때 언제든 곁에 있을 수 있도록” “나도 이제 여행을 떠날 거야” “너는 내게 꿈을 보여주었어” 라서… 물론 비관이 없다고는 안 하겠지만… 그니까 ‘너꿈’한 거라고

하루에 영화 세 편 보고 다 재밌기 힘든데 이게 되네 즐거운 하루였다

가타카가 마지막인것도 훌륭한 우연이었다 이게 오타쿠적으로 제일 꼴리는 영화라 밤새 얘기해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