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친구가 키워보라고 화분을 하나 줬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나름 정성스럽게 키웠더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꽃이 올라온다.
핫립 세이지.

동생네 부부가 둘 다 서울대 나오고 박사까지 한 엘리트들인데 조카가 음악, 영화만 좋아하고 반에서 거의 꼴등을 해서 집안 분위기가 우환 수준이다. 조카가 음악, 영화만 좋아하는 외삼촌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서 애가 그렇게 됐다는 불똥이 튈까 나는 굉장히 두려워하는 중.

김동률 노래 가사 중에 '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런 게 인생일지 몰라도 어쩌면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왠지 별다를 것 같지 않아요. ' 라는 가사
참 좋아한다.

욕심, 욕망, 욕구 완전히 다 버리고 살 수는 없겠지만 친구들이 바라보는 내 모습은 음악, 영화 취미 외에 기본적인 의,식,주만 하고 사는 사람 같다고 한다. 나는 삶, 사람, 사랑에 대한 기대나 의욕, 바람이 거의 없는 건 사실이다.

철쭉, 영산홍. 굉장히 흔하지만 온 나라의 봄, 여름을 밝혀주는 진정 예쁜 꽃 같다.

홍상수 감독 영화 보러 갔는데 관객이 나랑 내 친구 딱 둘뿐. ㅠ ㅠ... ㅎㅎㅎㅎㅎ 뜻밖의 극장 전세.

어제는 봄날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만오천보 넘게 걸어 다녔다. 덕수궁 석조전.

날씨 덕분에
많이 걷고 나름 행복한 하루.

어젯밤 처음 가본 미사 호수 공원. 요즘 가 본 서울 근교 중 가장 좋았다. 맛집 많고 쾌적하고 야경 멋지고. 앞으로 자주 갈 것 같다.

나이 들면서 내가 절대 하지도 않고 듣기도 싫어하는 게 욕인데 어제, 오늘 온라인에서 욕을 많이도 듣고 봤으니 이제 좀 평온하게. ( 욕이 싫은 거고 민희진이 잘못 했다는 건 아님 😅 )

기분 전환 겸 30년 전에 나온 영화 포스터 하나 샀다.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를 영화, 이 영화 나올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

엄마 생신.
가장 좋아하시는 꽃 작약을 샀다.

어제저녁, 부암동 좋아하는 카페에서.
노을이 참 아름답고 아련하고.

밤새 봄비 내리고
꽃잎 다 떨어졌네.

길 가다 내 얼굴만 한 꽃이 있어 놀라서 찍었다. 검색하니 모란, 작약, 목단으로 나오는데 뭔지는 모르겠다.

오늘 아침. 구름 한가득.
생각도 한가득.

손톱처럼 자란 그리움.
난 뭐가 그리운지도 몰라.

꽃내음 향기 바람. 난 정말 너를 사랑해. / 어젯밤 한강에서.

해마다 이맘때쯤 엄마 집 앞 겹벚꽃 풍경.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느낀다. 엄마와 한참 바라봤다. 엄마에게 난 아픈 손가락.

지갑에 넣고 다니라고 시신기증 카드가 도착했다. 내 지갑 속 죽음과 현실 사이. 기분이 좀 묘했지만 뭐 어차피 재 가루로 남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