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부터(2악장 중후반) 이후 30분의 연주를 듣는 동안, 나는 내가 역사를 목격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연주의 역사적 무게는 그 즉시 생길 수는 없는것이지만 점차 알아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리스너로서 정말 특별한 걸 듣고 있다는 깨달음에 도달하면 이후의 남은 모든 경험은 그저 황홀경일 뿐.
"위대한 예술가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이런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왼손의 멜로디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듯 합니다. 고향을 그리워했던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노스탤지어가 느껴집니다."
- Rachmaninoff prelude in G flat major(Op.23 No.10)에 대한 임윤찬의 노트
"바가텔은 베토벤의 초기스타일을 보여주는 곡인데 7개 곡의 캐릭터가 다 다르고 굉장히 서정적이면서도 순수한 동요같은 느낌의 피아노 소품이어서, 살롱이나 하우스콘서트 같은 작은 규모의 콘서트장에서 연주하기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 베토벤의 바가텔 선곡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아무리 공연이 많다고해도, 저는 그저 하루에 해야 할 일을 해내고 다음날에도 그날의 할일을 해내는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커다란 심적 변화는 없습니다”
- 전 세계로 연주투어를 다니며 이전과 전혀 다른 생활을 하게 된 데 따른 스트레스나 심적인 변화는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광주시향과의 만남이 굉장히 특별한 인연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작년 연주 전에 강하게 받았었다.
라흐마니노프가 가장 좋아했던 오케스트라가 필라델피아로 알고있는데 이 세상에 휼륭한 오케스트라가 많이 있지만, 라흐마니노프의 필라델피아처럼 제겐 광주시향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Q. 연습 전 손을 잘 풀기 위한 루틴 같은 게 있나요?
하농 스케일 연습을 하는데, 왼손과 오른손을 각각 다른 조성으로 연주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왼손이 내림 가단조의 스케일을,오른손으로는 올림 다장조 스케일을 동시에 치는 식으로요. 손을 푼다기보다는 머리를 쓸 수 있는 연습을 위해서예요
리스트를 연주했을 때 임윤찬이 초월적 경지에 도달했다고 느꼈는데 이는 빠른 손가락의 영특함보다는(많은 연주자가 그렇게 할 수 있다) 그가 리스트의 수사학, 시야, 성격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속도가 아니라 일종의 내면의 카리스마다.
- 스티븐허프(Sir Stephen Hough)의 인터뷰 중
’예술가는 단순히 피아노만 잘 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되고싶어요‘
- 반콩의 Host였던 제프가 2023년 10월 포트워스에서 앵콜로 연주한 차이코프스키의 10월 연주의 마법같던 순간을 회상하며 밝힌 이메일 내용 중 일부
-콩쿨우승은 대단한업적이 아니라는 임윤찬이 생각하는 대단한 업적은 뭐냐는 질문에
‘대단한 피아니스트’라면 해야 할 또 다른 일들이 있었다
신이 있어서 제게 악기를 연주할 기회가 주어진 거라면, 제가 할 일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을 공연장으로 부르는 게 아니라 제가 그분들에게 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