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시인의 고독의 깊이를 헤아려볼 길이 없다.

- 읽어봤는데, 거울 때문에 나를 만지지 못하지만 거울을 통해서 나를 볼 수 있게 하는 점이 좋았어요. 거울이 마치 연결해주지만.. 동시에 단절시키는 매개체랄까? - 역시.. - 동림이죠, 오늘은 먼저 들어가 볼게요. - 우리 같이 죽을까, 어디 먼 데 갈까.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 날개야 우리 함께

우리 서로 만날 수 없을 거 같아도 연결돼 있는 우리 너 하나 나 하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아 날 위로해줄 거야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아 널 위로해줄 거야

가방 하나 들고 그에게 가는 길 가방 속에 겨우 시집과 소설책 그리고 프랑스어 사전뿐

- 상, 나 할 말이 있어요. - 실은 나도 있는데. - 그럼 상부터 이야기해요. - 아냐, 동림 먼저. 무슨 말인데 이리 뜸을 들여? - 나 오늘부터 일하기로 했어요. - 내 약 값 때문이라면 그럴 필요 없어. - 당신 말고 우리를 위해서예요. 그러니까 반대할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

- 괜찮아? - 동경으로 떠난대. - 혼자? - 결혼한 지 이제 겨우 삼 개월인데...

끝없이 삶을 찬미하며 인생이라는 길 위에 서서 한 장 한 장씩 써 내려간 종이 위에 쓰여진 나라는 이야기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아직 편지가 안 갔나 길을 잃었나 편지가 유치한가 아님 날 만나기 싫은가

정혼. 정이가 영원의 말에 의지하여 찾아간 깊은 산 속 마을의 소학교는 마을에서 떨어진 언덕 위에 있었다. 문득 옛 시절, 자기가 집을 뛰쳐나왔을 때의 대담함을 회고했다. 그 생각이 번쩍 흐릿하게 떠오르자 갑자기 또 슬퍼졌으며, 슬퍼지자 저절로 침착하게 되었다.

임의의반경의원 원내의일점과원외의일점을결부한직선 이종류의존재의시간적영향성 직선은원을살해하였는가

칠월에 하늘로 당신이 떠나버리고 홀로 찾아갔었던 고요한 아틀리에 화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남겨진 빛깔들 그 빛깔들에게 왠지 미안해져 습관적으로 들게 된 붓 붓을 들 때마다 느껴졌던 수화 그래서 자꾸만 들게 됐던 붓

일세의 귀재 이상은 그 통생의 기작 종생기 한 편을 남기고 1937년 4월 17일 그 생애를, 그 생애를... - 그 생애를 끝냈으나, 그의 종생기는 끝나지 않았다.

또 보러 와도 되나요? 또 보러 오고 싶어요. 또 보러 올게요.

가끔 눈물 나는 날엔 쉼표 뒤에 숨어 울어 마침표를 넘어 기다릴게

- 너라면 어떻게 할래? - 시인에게 받은 프러포즈? 그거 이미 마음 정한 거 아닌가? 용기 있네. 나라면 고민 많이 할 텐데. - 사실 백 퍼센트 느낌표는 아니야. - 뭐가 물음표인데?

우리의 과거는 내가 이 시간 속에서 잘 지키고 있을게. 그러니까 너는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가. 계속해서 꿈을 꾸고, 우리의 모험을 멈추지 말아줘.

- 만일 내가 다시 예술가와 사랑에 빠져서 네가 겪은 일들을 되풀이하게 된다면, 너는 나를 축복해줄 수 있어? - Les gens partent mais l’art reste. - L’art reste... - 너의 느낌표를 믿어!